2008년 03월 19일
파프리카
INTRO
애니 <파프리카>는 이미 블로그에 소개된 애니이다. '소설 파프리카 vs 애니 파프리카'의 포스팅에서 이미 얘기를 떠벌려 놓았다. 하지만 애니메이션 <파프리카>는 그렇게 단평으로 끝나야 할 애니메이션이 아니라 애니메이션 <파프리카>리뷰를 쓰기로 약속을 해 놓았었다. 그런데 왜 이제서야 쓰냐고? 이유는 간단하다. 귀차늬즘에 걸려서 그랬던 것이다.
아무튼 정신없는 인트로로 애니메이션 <파프리카> 리뷰를 시작해 보겠다. 전에 썼던 '소설 파프리카 vs 애니 파프리카'를 보신 후에 이 리뷰를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이다.
CODE NAME : PAPURIKA
유명 원작 소설을 뒤로 하고 있고 <망상대리인>, <퍼펙트 블루>등으로 애니메이션 계에서 엄청난 위치를 차지 하고 있는 콘 사토시가 만들어 낸 애니메이션 <파프리카>. 사실 나는 원작 소설을 먼저 읽었고 (출판사에서 1부 2부를 나누어서 출판한다고 하길래 2부까지 읽지는 않았지만) 무언가가 더 있을 것만 같은 생각에 파프리카에 대해 찾아 보다가 애니메이션이 있다는 말을 들었다. 게다가 감독은 '콘 사토시'
애니메이션 <망상대리인>을 정말 재미있게 보았던 나 였기에 <파프리카>는 꼭 봐야 할 애니메이션 리스트 1순위였다. 의외로 알고 있는 사람이 적어 찾기 힘든 파일을 겨우 겨우 찾아내 감상한 <파프리카> 예상 대로 재미있었다.
콘 사토시는 애니메이션을 잘 만드는 감독이다. 소설이 담아 낼 수 없는 '사운드', '색감'을 잘 활용하는 감독이다. 미야자키 하야오 다음으로 일본 애니메이션 계에서 사운드와 색감을 잘 활용하는 감독이기도 하다. (실제로 <망상대리인>의 평화스러운 엔딩송은... 우와, 소름끼친다. 완결을 다 보고나서 들으니 소름이 끼친다.) 그런 그가 만든 <파프리카>. '그' 다웠다.
시종 일관 나오는 강렬한 색깔들. 초록색 숲속에서 펼쳐지는 붉은색 계통의 옷을 입고 펼쳐지는 퍼레이드. 보색 대비가 심한 옷들과 원색에 가까운 밝은 색감을 뽑아내 화면에서 사람의 눈을 즐겁게 한다. 화면만 보아도 즐거울 판인데 귀까지도 즐겁다.
조용한 장면에서는 분위기에 맞게 조용한 노래를, 퍼레이드 장면이나 화려한 화면들이 장식을 할 땐 기분이 좋아지는 음악들로. 퍼레이드가 펼쳐 질 때에 나오는 노래는 굉장히 흥겹고 기분이 좋다. 정말 퍼레이드에서나 나올 법한 음악들. 빵빠레가 울려 퍼지는 기분 좋은 화면들의 향연. 소설이 담아 낼 수 없는 '귀'라는 측면을 완벽하게 담아냈다고 나는 생각한다.
그의 능력은 화면과 소리 구성에서만 빛나는 것이 아니다, 그는 굉장히 차근 차근 '파프리카'를 설명한다. 꿈 치료사 파프리카와 아츠코의 관계, DC미니라는 기계, 얽히고 섥히는 인물 관계. 그리고 점점 미쳐가는 사람들 까지... 차근 차근 설정들을 설명하는 애니메이션을 보고 있자면 자신도 모르게 <파프리카>에 빠져 있게 된다.
<파프리카>를 보는 중에 굉장히 마음에 드는 면은 바로 '미친 사람들의 대사'였는데. 딱 보아도 앞 뒤가 말도 안되고, 과대 망상이 가득한 대사. 그런 대사들을 보고 있으면 '우와, 단단히 미쳐 버렸군'이라는 생각이 든다. 기발한 아이디어라고 생각되고, 콘 사토시 답다는 생각이 든다.
레디오 클럽이라는 공간 또한 굉장히 멋졌는데, 현실과 환상의 경계가 무너짐을 보여줌과 동시에 유머와 재미도 불어 일으킨다. 콘 사토시가 관객들을 더 재미있게 만들어 주기 위해 여기 저기 배치한 장치들은 <파프리카>의 몰입도를 극대화 시키는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다.
ENDING
원작 소설을 자기의 해석대로 해석한 그의 애니는 재미있다. 몽환적이게 흐르는 소설과는 달리 '재미 추구'라는 그의 생각이 엿 보일 정도로 실험적인 장면들과 여기 저기 설치한 '웃음 폭탄'들. 그것들은 <파프리카>를 더 재미있게 만들어 주었다. 암울한 내용과 잔잔한 여운 보다는 재미를 택한 그의 선택은 탁월했다고 본다.
생각해 보라. 원작 소설에서는 충분히 <퍼펙트 블루>의 분위기가 나올 수 있다. 쉽지 않은 내용을 담아 낼 수도 있고, 어두운 화면들로 애니메이션을 빽빽히 채울 수도 있다. 전혀 이상하지 않다. 그렇게 만들어도 '파프리카'라는 애니메이션은 좋은 애니메이션이 되었겠지만, 그것 보다는 재미있고 재치있게 각색한 '파프리카'는 좋은 애니메이션을 뛰어 넘었다. 사람들을 '엔터테인(entertain)'시키는 애니메이션 답게 시종 일관 <파프리카>는 즐거운 화면으로 똘똘 뭉쳐져 있다.
파프리카가 말한 것 처럼, '거기에 부족한 양념 한 스푼. 파프리카!' 지치고 고단 한 사람들을 채워주기 위한 양념 한 스푼. 애니 <파프리카>...
BACK STORIES
1) <파프리카> 장면 중 영화관을 가는 장면이 있는데 그곳에 콘 사토시의 작품들이 걸려 있다. <천년 여우>, <퍼펙트 블루>. 딱 포스터를 보는 순간 콘 사토시의 센스에 박수를 짝짝짝 쳤다는.
2) 엔딩 크레딧을 보면 깜짝 놀랄 것이다. 한국인의 이름이 상당히 많이 나오는 데... 그의 모든 작품들에 그렇게 한국 스탭들이 많았나? <퍼펙트 블루>를 다시 한번 찾아 봐야 겠다.
3) 전에 쓴 포스팅을 읽어 보셨다면 아시겠지만 이 애니 <파프리카>는 츠즈이 야스타카의 소설을 원작으로 두고 있다. 츠즈이 야스타카는 '시간을 달리는 소녀'의 원작자이기도 하다. 작년 부산 영화제에 츠즈이 야스타카의 소설을 원작으로 두고 있는 애니메이션 두 개가 상영 되어 큰 화제를 불어 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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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을 읽기 전에 쓴 글임을 밝힙니다
# by | 2008/03/19 01:17 | 또 느낀다 | 트랙백(1) | 덧글(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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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외로 완전한 헛소리를 만들기가 쉽지 않은데,
파프리카의 횡설수설은 정말 예술적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유월님/ 소설에서도 횡설수설이 재미있게 표현되어 있습니다. ★○●같은 기호를 써서 언어유희를 하거나, 곤 사토시의 애니메이션처럼 모순되는 말과 이치가 맞지 않는 말을 쓰기도 하지요. 소설 강추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