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07월 17일
추격자 - 동물의 왕국. 짐승들. 그리고 비린내
선한 사람은 없습니다.
적어도 이 영화에서는 그렇게 말합니다. 선한 사람은 없습니다. 감독님의 정신세계가 궁금할 뿐입니다. 감독이 그려내는 대한민국이라는 세계에는 선한 사람은 없습니다. 똑똑한 사람도 없습니다. 모두가 악인이고 모두가 멍청할 뿐입니다. 추격자는 그런 영화입니다.
비린내가 납니다.
영화에선 시종일관 비린내가 납니다. 기가 막히게 평범한 사람처럼 보이는 연쇄살인범이 시종일관 피 비린내를 풍기고, 하늘은 비 비린내를 풍기고, 주인공은 담배 비린내를 풍기고, 서울시장은 똥 비린내를 풍기고, 경찰들은 그냥 비린내를 마구마구 풍겨줍니다. 이 영화, 확실히 날 것입니다. 아직 익지 않은, 비린내가 나는 날 것입니다.
그러나.
관객들은 모두가 알고 있습니다. 모두가 나쁜 놈들이라는 것을. 비린내가 난다는 것을. 그래서 더 안타까울 뿐입니다. 2시간 정도의 긴 시간동안, 한숨과 탄식이 흘러나오지 않을 때가 없었습니다. 앞에서부터, 끝까지……. 정말로 끝까지 관객들을 고통스럽게 합니다. 마음을 쥐락나락폈다가 슈퍼마켓에서는 그야 말로 관객들을 죽여 버립니다.
뼛속까지 시린 아픔. 보면서 참 가슴이 피만큼 벌겋게 달아오르더군요. 제가 봤을 때, 이 영화가 뛰어난 점은 바로 그곳에 있지 않나 싶습니다. 범인을 추리해 내는 과정에서 나는 쾌감? 아니예요. 범인은 초반부터 보입니다. 범인과의 추격씬에서 느껴지는 스릴감? 아니예요. 범인은 초반부터 끝까지 주인공에게 잡힙니다.
내가 봤을 때, 추격자라는 말은 동물의 왕국에서의 추격자, 즉 약한 동물들을 잡아먹는, 약육강식의 의식에 투철한 강한 동물들을 일컫는 말입니다. 패배자들을 물어뜯는 추격자들. 우리가 항상 느끼는 것들. 권력, 힘.
보다보면 '개새끼들……. 씨팔새끼들..'이라는 엄한 욕이 계속해서 나옵니다. 단순히 경찰들 때문이 아니예요. 단순히 연쇄 살인범 때문이 아니예요. 단순히 주인공 때문이 아니예요. 더 복잡한 무언가가 내 가슴을 자꾸 두드려댑니다.
에라이. 씨팔.
그리곤 끝납니다.
그게 끝입니다.
끝.
PS : 찍으시는데 참 고생 많이 하셨겠습니다. 너무나도 훌륭한 영화입니다.
# by | 2008/07/17 12:53 | 느낀다 | 트랙백 | 덧글(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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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턱은 진짜 좋은 영화죠. 고든 선생님 진짜 나이를 거꾸로 드시는 느낌의 연출이었어요. 10월에 미국에서 DVD출시라니까는 한번 볼 기회 오면 놓치지 말고 보세요.